[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사우디 100만배럴 증산에도 유가 100달러 간다?

입력 2018-05-29 08:11   수정 2018-05-29 12:51


국제유가가 또 떨어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100만배럴을 증산하겠다는 보도가 나온 뒤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등 월스트리트 금융사들은 향후 유가가 다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는 곳이 많습니다. 하루 100만배럴로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줄어들 생산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메모리얼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뉴욕상품거래소 장외 거래에서 오후 7시께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27달러(1.87%) 내려 66.61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이는 지난 5월1일 이후 최저가입니다. 지난주 기록한 최고가 73달러에 비하면 지난 금요일부터 이틀새 거의 10% 가량 폭락한 겁니다. 브렌트유도 75~76달러 내외에서 거래되면서 최고가 대비 6% 가량 내렸습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지난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시장이 건전하게 유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며, 6월에 우리의 감산 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는 6월22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2017년 1월부터 시행된 감산 조치의 완화를 논의하기 위해 만날 예정입니다. 알-팔리는 “OPEC과 러시아가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붕괴와 이란에 대한 미국 제재의 영향을 보완하기 위해 가까운 장래에 세계 시장에 더 많은 석유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배럴당 60달러 수준의 국제유가가 적합하며 만족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향후 수년간 70~50달러 수준을 초과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생산자들에게도 좋지 않다"면서 ”러시아와 OPEC은 기존 감산을 고수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오늘 OPEC과 러시아가 증산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앴지만, 원유가 더 오를 것이란 향후 전망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①기본적으로 현재 유가 상승세는 늘어난 수요에 따른 타이트한 석유 시장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으며 ②사우디 등이 일 100만배럴을 늘린다해도 이는 겨우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생산.수출 감소분을 상쇄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또 ③100만배럴 증산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경우 3분기까지 석유 재고는 계속 감소할 것이며 ④계속되는 베네수엘라의 생산량 붕괴와 이란의 수출 감소는 증산량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⑤2019년에도 생산량을 추가로 늘려야하지만, 이번 증산은 내년에 늘릴 수 있는 여유 용량을 줄였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결과적으로 오늘 발표가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제한하더라도 3분기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82.5달러 전망은 유효하며, 하반기에 이보다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도 OPEC과 러시아 증산에 관계없이 유가는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로 급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퀼베스트 웰스메니지먼트의 밥 파커 투자위원은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가 유가를 배럴당 70~80달러로 유지하는 데 ‘매우 강한 기득권’을 갖고 있다고 밝혔지만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에서 ‘완전한 붕괴’가 발생할 경우 곧 배럴당 100달러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이 극적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최근 몇 년 간 급격하게 감소해왔습니다. 국가는 만성적 식량 부족과 엄청난 인플레이션에 직면 해 있습니다. 최근 원유 생산 현장의 근로자들이 월급을 받지못해 집단으로 현장을 이탈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4년 일 300만배럴에 달하던 생산량은 지난 3월말 하루 14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베네수엘라의 ‘엉망진창’ 정치가 유가를 100달러까지 치솟게 만들 지 우려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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